정답이 없어서 더 재미있다! ‘열리지 않는 미스터리 박스’가 알려주는 과학의 본질

사이언스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매일이 실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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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놓인 절대로 열 수 없는 상자. 만약 누군가 그 속 내용물을 밝혀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런 보이지 않는 상자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구의 내부, 멀리 떨어진 은하의 끝,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원자의 세계까지 말이죠. 과학자들은 상자를 부수지 않고도 지혜와 도구를 총동원해 그 정체를 탐구해 왔습니다.

오늘은 지적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실험을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나리카(Narika)의 SEPUP 교재에 포함된 블랙박스입니다.

장인이 만든 열리지 않는 상자의 수수께끼

블랙박스라고 해서 비행기 기록 장치 같은 검은 상자를 떠올리실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블랙박스는 내부 구조를 알 수 없는 상자라는 뜻입니다. 실제 교구는 하코네의 요세기 세공(전통 목공예) 장인이 정성을 다해 만든, 한 변이 20cm 정도 되는 아름다운 나무 상자입니다. 손에 들고 살짝 흔들어 보면 달그락하고 무언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죠.

블랙박스의 모습

학생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이 상자 내부의 구조를 알아내어 발표하는 것입니다. 실험실에 있는 도구라면 무엇이든 써도 좋지만, 상자를 부수거나 흠집을 내는 것은 절대로 금지입니다.

자석과 청진기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시각화하다

학생들에게는 미리 자석, 청진기, 자를 나누어 줍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소리만 듣던 학생들이 자석을 갖다 대는 순간 눈빛이 달라집니다. 벽 너머로 착 하고 자석이 달라붙는 손맛을 느끼거든요. 이 안에 철구슬이 들어 있어!라는 확신이 생기는 순간이죠.

진짜 탐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자석으로 내부의 구슬을 움직여 보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 툭 하고 무언가에 부딪히며 자석에서 떨어집니다. 이 느낌을 단서 삼아 보이지 않는 벽의 형태와 위치를 조금씩 도면으로 그려 나갑니다.

상자를 거꾸로 뒤집어 보는 학생, 청진기로 구슬이 구르는 소리의 울림을 확인하는 학생까지. 오감을 곤두세워 보이지 않는 구조를 파헤치는 모습은 마치 미지의 땅을 조사하는 탐험가 같습니다.

과학의 현장을 재현하는 합의 형성 프로세스

이 실험의 진짜 묘미는 개인 작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4명으로 구성된 한 팀 안에서 우선 2인 1조로 서로 다른 상자를 조사한 뒤, 나중에 넷이 모여 데이터를 맞대어 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4명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답을 찾아내는 합의 형성 과정입니다. 여기서 소리가 멈췄으니까 벽이 여기 있을 거야, 아니야, 자석이 당기는 느낌을 보면 좀 더 두께가 있는 것 같아라며 치열하게 토론을 벌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도출해낸 구조도와 그 근거를 발표합니다. 이는 연구의 세계로 치면 논문을 쓰고 학회에서 발표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충격적인 결말: 정답은 선생님도 모른다?

발표가 끝나고 학생들이 자, 이제 정답을 보여주세요!라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낼 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상자는 밀폐되어 있어서 저도 안을 본 적이 없어요. 즉, 저도 정답을 모릅니다.

교실에는 실망한 듯하면서도 어안이 벙벙한 공기가 흐릅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이 수업에서 가장 전달하고 싶은 과학의 본질입니다. 이 활동의 목적은 미리 정해진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닙니다. 답을 볼 수 없더라도 구조를 추측하고, 가설을 세우고, 타인과 토론하며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만들어가는 것. 이 연구의 사이클을 직접 체험해 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의 사이클

목적 → 가설 → 실험 방법 → 실험(관찰) → 결과 및 분석 → 고찰 및 결론 → 새로운 가설

지금 우리 팀이 대화해서 합의한 내용이 그 시점, 그 팀에게는 진실이라는 것. 그리고 교과서에 실린 지식들도 사실은 이와 똑같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관측 기술이 등장하면 어제의 진실이 오늘의 오답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죠.

지구의 내부 구조조차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과학은 직소 퍼즐이 아닙니다

학생들의 소감문에는 깊은 깨달음이 가득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과학 실험을 직소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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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 퍼즐은
혼자서도 끝낼 수 있고 (합의 형성이 필요 없음)
반드시 명확한 정답 그림이 존재한다
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 현장에는 미리 준비된 정답 그림 따위는 없습니다.

학교 실험은 자칫 정답을 확인하는 작업에 그치기 쉽지만, 본래 과학은 미지의 질문에 도전하는 모험입니다.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기존 이론은 수정되고, 또 다른 의문과 마주하게 되죠. 이 끝없는 탐구야말로 과학의 진짜 재미입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의 깊이와 토론의 즐거움을 느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참고: 나리카 블랙박스 공식 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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