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은 어디에서 올까? 소나무의 꽃과 씨앗의 비밀을 파헤치는 관찰 수업!
사이언스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이 실험이죠!

운동장, 공원, 신사 경내, 그리고 해안가를 따라 어디서든 볼 수 있어 일본의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소나무’. 그 특유의 길고 가는 잎, 울퉁불퉁한 줄기, 힘차게 뻗은 가지 모습은 마치 일본화처럼 고풍스러운 멋이 있죠.

하지만 이 소나무는 단순히 ‘어디에나 있는 나무’가 아닙니다. 사실 식물의 진화 역사로 볼 때, 상당히 **”독특한” 특징을 지닌 ‘살아있는 교재’**랍니다. 보통 식물(속씨식물)과는 완전히 다른 잎 모양, 신기한 꽃 구조, 그리고 놀라운 씨앗 전파 방식까지… 알면 알수록 ‘왜 저렇게 됐지?’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소나무의 생존 전략 비밀! 이번에는 그런 소나무의 신비로운 신체 구조에 대해, 실제 수업에서의 관찰 포인트와 내일 당장 누구에게든 말해줄 만한 흥미로운 잡학 지식을 곁들여 소개합니다.
중학교 1학년 생물 분야 ‘소나무(겉씨식물)’ 단원. 이곳은 많은 학생이 처음으로 ‘꽃잎도 꽃받침도 없는 꽃’을 만나게 되는 충격적인 단원입니다. 제 동료인 Y 선생님은 무려 운동장 소나무 가지를 과감하게 잘라 교실로 가져오는 통 큰 수업을 실천하셨습니다. 사진이나 교과서가 아닌 실물을 눈앞에 두니,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죠.
다만, 소나무 관찰은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꽃가루를 날리는 시기, 솔방울이 열리는 시기는 순식간이니까요. 수업 준비로 개화 시기를 꼼꼼히 확인하고, 가장 좋은 상태의 샘플을 확보해 두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수업 준비와 진행 방법
1. 사전 준비: 실물 준비하기
교과서 사진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질감’이나 ‘냄새’를 체험하게 하기 위해 다음 실물을 준비합니다.
필요한 것
- 운동장이나 주변에서 채취할 수 있는 소나무 가지 (가능하면 수꽃과 암꽃이 달린 것)
- 확대경(루페) (비늘잎의 겹침이나 꽃가루 관찰에 필수)
- 스케치 용지, 필기구 (‘보는’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게 합니다)
- 솔방울 (성숙한 것, 덜 성숙한 것 모두) (크기나 색 변화를 비교)

채취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
- 수꽃/암꽃 관찰 → 4월~5월 (골든위크 전후가 중요!)
- 덜 성숙한 솔방울 → 6월~8월 (녹색이며 단단하게 닫혀 있습니다)
- 성숙한 솔방울 → 가을 이후 (갈색으로 변하고 비늘이 벌어집니다)
2. 관찰 순서
① 소나무의 기본적인 특징 확인
먼저 학생들에게 “소나무는 지금까지 배운 유채나 벚나무와 뭐가 다를까?”라고 질문합니다. 여기서 깨닫게 하고 싶은 핵심 키워드가 바로 **겉씨식물(나자식물)**입니다.
소나무의 두드러진 특징
- 겉씨식물: 장차 씨앗이 될 ‘밑씨(배주)’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씨앗을 보호해 줄 ‘씨방’이 없죠. 공룡 시대부터 살아남은 원시적인 방식입니다.
- 바늘 모양 잎: 표면적을 줄여 건조에 견디기 위한 진화의 결과입니다.
- 구과(솔방울)로 씨앗을 만듦: 열매를 만들지 않고 비늘잎(인편) 틈에서 씨앗을 키웁니다.
이제 실물 소나무 가지와 꽃을 손에 들고 관찰하며 미시 세계로 안내합니다.

어떤 게 수꽃이고 어떤 게 암꽃일까요? 위치 관계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② 수꽃과 암꽃 관찰: 생명을 잇는 메커니즘
크게 자란 소나무는 봄이 되면 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그 꽃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예쁜 꽃’과는 거리가 멀죠.
- 수꽃: 노란색 알갱이들의 집합체. 봄에 새순의 뿌리 쪽(아래쪽)에 잔뜩 달립니다.
- 암꽃: 장차 솔방울이 될 부분. 새순의 끝(가장 위쪽)에 조그맣게 달립니다. 붉은 자주색으로 작아서 놓치기 쉽습니다.


소나무 암꽃의 비늘잎(인편)을 확대해 봅시다.


40배 확대

수꽃을 확대하면 주머니 같은 것이 보입니다. 이것이 ‘꽃가루 주머니(화분낭)’입니다. 수꽃이 아래에, 암꽃이 위에 달리는 이유를 아시나요? 이는 자기 꽃가루가 자기 암꽃에 닿는 ‘자가수분’을 막고, 최대한 멀리 떨어진 유전자를 받기 위한 소나무의 영리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성숙한 수꽃을 손가락으로 튕겨보니 노란 연기 같은 꽃가루가 대대적으로 날아올랐습니다.
이 엄청난 양의 꽃가루 방출이 바로 소나무의 전략입니다. 벌레를 유인하는 꿀을 만드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직 바람의 힘에 의지해 꽃가루를 날리는 ‘풍매화(바람꽃)’**인 것이죠.
소나무 수꽃의 비늘잎 40배

꽃가루를 확대(400배)해 보면, 미키마우스 귀처럼 생긴 공기 주머니가 달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바람을 더 잘 탈 수 있게 하는군요.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암꽃에 도달합니다. 암꽃 비늘잎의 틈새로 들어가 그곳에 있는 점액에 달라붙죠. 여기서부터 소나무의 놀라운 점이 시작됩니다.

놀랍게도 꽃가루가 암꽃에 닿아도 바로 수정하지 않습니다! 수분 후 약 1년 뒤에야 꽃가루관이 자라나 난세포와 수정하는, 정말 길고 긴 시간을 보냅니다.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씨앗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소나무의 방식입니다.
이 가지 밑동에 붙어 있는 갈색 덩어리가 ‘작년의 암꽃 (1년생 솔방울)’입니다.

확대하면 비늘잎이 단단하게 닫혀 씨앗을 보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스케치를 시키면서 ‘올해의 꽃’과 ‘작년의 꽃’의 차이를 인식하게 하면,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며 이해가 깊어집니다.
③ 솔방울의 발달과 씨앗의 여행
수정을 마치고,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암꽃은 단단하게 목질화되어 우리가 잘 아는 솔방울(구과)이 됩니다.
- 덜 성숙한 솔방울: 녹색이고 수분을 머금고 있으며 비늘잎이 단단히 닫혀 있습니다.

- 성숙한 솔방울: 갈색으로 마르고 비늘잎이 쫙! 벌어집니다.

벌어진 틈새에는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꺼내보면 얇은 막 같은 **날개(익)**가 달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을의 건조하고 맑은 날, 솔방울은 비늘을 열고 씨앗을 바람에 실어 날립니다. 이 씨앗은 프로펠러처럼 빙글빙글 회전하며 천천히 떨어지는 구조(자동 회전)로 되어 있습니다. 이 덕분에 바람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어 모체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 확대경으로 보면, 비늘잎 하나에 두 개의 씨앗이 붙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나무 씨앗이 날아가는 모습을 NHK 영상으로 확인해 봅시다.
스케치를 통해 이 정교한 비행 장치의 메커니즘을 관찰하게 합니다.

어린 소나무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에서 촬영)
새로운 땅에 착륙한 씨앗은 다시 조건이 맞으면 발아합니다. 봄이 되면 물과 온도를 스위치 삼아 깨어납니다. 먼저 작은 뿌리(원뿌리)가 자라 땅속으로 들어가고, 그 힘으로 싹을 땅 위로 밀어 올립니다.


주목할 점은 ‘떡잎(쌍떡잎)’의 개수입니다. 나팔꽃 등은 2장이지만, 소나무는 다수의 바늘 모양 잎이 나옵니다. 그 후 본잎이 늘어나면서 점차 어른 소나무의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뿌리는 곧게 아래로 깊이 뻗는 직근형입니다. 이것이 건조한 절벽에서도 물을 빨아들이고 쓰러지지 않고 살 수 있는 비결입니다.



④ 소나무의 적응 전략과 생육 환경
소나무가 일본의 해안이나 절벽에 많은 이유도 과학적인 시각으로 풀 수 있습니다.
- 간토 롬층이나 사질토에 잘 자람: 영양이 적고 물 빠짐이 너무 좋은 땅은 다른 식물에게는 가혹합니다. 하지만 경쟁자가 적기 때문에 소나무에게는 낙원이 됩니다.
- 절벽 위에 자람: 이 또한 경쟁을 피하는 전략입니다.
- ‘한 그루 소나무(一本松)’ 등의 지명: 혹독한 환경에 홀로 자라 랜드마크가 될 정도로 크게 성장하는 생명력의 증거입니다.

사회(지리) 선생님과 연계하여 지역의 식생이나 지명의 유래를 찾아보면, 교과를 넘나드는 깊은 학습으로 이어집니다.
수업의 포인트와 심화 학습
소나무 생태에 관한 심화 질문 던지기
수업 마지막에 이런 퀴즈를 내서 사고를 심화시켜 봅시다.
- Q. 소나무 잎은 왜 이렇게 가늘까? → A. “표면적을 극도로 작게 만들어 잎에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추위와 건조를 견디고 겨울에도 푸름을 유지하기 위한 궁극의 ‘절약형 설계’인 것이죠.

- Q. 솔방울은 왜 맑으면 열리고 비가 오면 닫힐까? → 습도에 따라 변형되는 천연 센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씨앗을 멀리 날리기에는 비 오는 날이 적합하지 않죠. 건조하고 바람 부는 날을 골라 열리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NHK for School 등을 활용하여 소나무 씨앗이 퍼지는 역동적인 영상을 보여주면,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소나무’ 단원은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실물을 사용한 ‘발견’의 보물창고입니다. 시기에 맞는 살아있는 교재(가지와 꽃)를 준비하고, 스케치와 확대경 관찰로 미시 세계를 접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을 키우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다음 수업에서는 교실에 소나무 향을 가득 채우고, 학생들과 함께 생명의 신비를 즐겨 보세요!
참고 사진: 다음은 산케이엔 견학에서 3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아직 꽃봉오리 상태네요. 
이것이 소나무 줄기입니다. 수피가 비늘처럼 벗겨지는 독특한 질감(울퉁불퉁한 느낌)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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