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은 중성이 아니었다? BTB 용액이 알려준 우리 집 물의 진실

사이언스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이 실험입니다.

“수돗물에 BTB 용액을 떨어뜨리면 무슨 색이 될까요?” 많은 분들은 “마시는 물이니까 중성이겠지? 그럼 초록색 아닐까?”라고 예상하실 것입니다. 저 역시 당연히 식수는 중성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중학교 과학 실험에서 직접 해 보고 나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상 밖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아래를 한번 보세요.

수돗물은 ‘중성’이 아니었다?

맞습니다. 바로 파란색입니다!

파란색으로 변합니다. 이 결과는 지바현의 수돗물로 실험한 것입니다. “수돗물이라면 중성 아닌가?”라고 생각하셨다면, 사실 여기에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수돗물은 중성에 매우 가깝지만, 엄밀히 말하면 약한 알칼리성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를 조사해 보니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수돗물을 소독하기 위해 염소(차아염소산)가 첨가되는데, 이것이 물을 약간 알칼리성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수돗물의 pH가 법적으로 5.8~8.6 범위에서 관리되므로 반드시 pH 7(중성)일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BTB 용액은 pH 6~7.6 부근에서 초록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수돗물의 pH가 7을 아주 조금만 넘어도 파란빛이 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쿄도 수도국 홈페이지

질문: 수돗물의 pH에 대해 알려 주세요.

답변: pH는 산성과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단위는 없으며 0부터 14까지의 숫자로 표시합니다. pH 7은 중성이며, 값이 작을수록 산성이 강하고 클수록 알칼리성이 강합니다. 수돗물의 수질 기준인 pH 5.8~8.6은 수도 시설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중성에 가까운 범위로 정해져 있습니다. 도쿄의 수돗물은 평균적으로 약 pH 7.5로 거의 중성에 가깝습니다.

https://www.waterworks.metro.tokyo.lg.jp/faq/qa-22.html

지바현 홈페이지

납은 알칼리성 물에는 잘 녹지 않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2002년 4월부터 모든 급수 지역의 수돗물을 약한 알칼리성으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https://www.pref.chiba.lg.jp/suidou/kyuusui/namari/03qa.html

실험실의 수돗물로 직접 실험해 보았을 때도 역시 파란색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일본 어디에서나 수돗물이 반드시 알칼리성이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소독에 사용되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물을 알칼리성 쪽으로 기울게 하는 성질이 있지만, 최종적인 pH는 강이나 댐, 지하수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과 지역의 지질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는 거의 중성에 가깝거나 아주 약한 산성인 경우도 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독 과정 때문에 알칼리성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숨을 불어 넣으면 색이 변한다!

이제부터가 실험의 핵심입니다. 파란색이 된 수돗물에 빨대를 이용해 천천히 숨을 불어 넣으면 색이 조금씩 파란색 → 초록색 → 노란색으로 변해 갑니다.

아래 영상을 확인해 보세요.

실험 전후의 색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아주 분명하게 보입니다.

이것은 숨 속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탄산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물이 조금씩 산성 쪽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실 지구온난화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해양 산성화’도 바로 같은 원리로 일어납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바다의 pH를 서서히 낮추는 것이죠. 컵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색 변화가 지구 규모의 현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이 실험이 훨씬 더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나요?

염소를 넣으면 산성이 될까? 흔한 오해를 풀어봅니다

이 글을 보고 “염소를 넣으면 오히려 산성으로 변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주 좋은 질문이기 때문에 조금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염소 기체(Cl2)를 물에 녹이면 산성으로 변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강염기와 약산이 만든 염이므로 수용액은 알칼리성을 띱니다. 같은 ‘염소’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어떤 형태인지에 따라 성질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화학 교과서에서 나오는 “염소를 물에 녹이는 반응”에서는 다음과 같이 산이 생성됩니다.

Cl2 + H2O ⇌ HClO + HCl

(차아염소산(HClO)과 염산(HCl)이라는 두 가지 산이 생성되므로 염소 기체를 넣으면 실제로 용액은 산성으로 변합니다.)

예전의 정수장이나 일부 대형 시설에서는 ‘액화 염소 기체(Cl2)’를 직접 주입했기 때문에, 당시의 방식이나 교과서의 내용을 떠올리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바현을 비롯한 많은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것은 기체가 아니라 ‘차아염소산나트륨(NaClO)’이라는 액체 약품입니다. 이것은 약산(HClO)과 강염기(NaOH)가 결합해 만들어진 염입니다. 물에 녹으면 가수분해가 일어나 수산화 이온(OH⁻)이 생성되므로 용액은 알칼리성을 띠게 됩니다.

ClO⁻ + H2O ⇌ HClO + OH⁻

따라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첨가하면 물은 산성이 아니라 알칼리성(pH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합니다. 같은 원소에서 만들어진 물질이라도 어떤 형태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물의 성질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야말로 화학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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