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에서 기어를 낮추는 너는 물리학자야! 자전거와 ‘일의 원리’

사이언스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이 실험이죠.

숨이 턱 막힐 듯한 급경사 오르막길. “이젠 끝이다…” 하고 포기하려는 순간, 왼손 레버를 ‘딸깍’. 그러자 방금 전까지 절망적이었던 페달의 무게가 거짓말처럼 가벼워진다! 이 ‘마법’ 덕분에 위기를 넘긴 경험, 여러분도 있으시죠?

그런데 이상하지 않으세요? 페달은 엄청 가벼워졌는데, 이번에는 쉴 새 없이 많이 굴러야 겨우 앞으로 나간다…. 반대로, 평지에서 ‘무거운 기어’로 바꾸면, 페달은 묵직하지만 한 번 밟을 때마다 쑤욱 하고 앞으로 나갑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물리학의 큰 규칙, **’일의 원리(仕事の原理)’**로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여러분의 일상 속 자전거 변속기에 숨겨진 과학의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과학에서 말하는 ‘일(仕事)’이란 무엇일까요?

먼저, 물리학에서 말하는 **’일(仕事)’**의 정의부터 확인해 봅시다. 이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과학에서 말하는 ‘일’이란, **’물체에 가한 힘 × 힘의 방향으로 움직인 거리’**로 계산되는 물리량입니다.

예를 들어, ‘A 지점에서 언덕 위의 B 지점까지 자전거(와 여러분 자신)를 이동시키는’ 행위. 이것이 바로 물리학적인 ‘일’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일’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잔꾀는 통하지 않는다! ‘일의 원리’라는 우주의 법칙

여기에서 바로 **’일의 원리’**가 등장합니다.

【일의 원리】 도구를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필요한 일의 총량(힘 × 거리)은 변하지 않는다. 도구란, ‘힘’을 줄이는 대신 ‘거리’를 늘리거나, 그 반대로 작용하는 ‘교환 장치’이다.

“엥, 도구는 편하게 쓰려고 만든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도구는 우리를 ‘편하게’ 해 주지만, ‘꼼수’는 부리지 못하게 합니다.

자전거의 변속기(기어)는 바로 이 ‘도구’ 그 자체입니다. 필요한 ‘일'(언덕을 완전히 오르는 것)의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기어는 그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힘’과 ‘거리’ 사이에서 교환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기어 상태 페달에 필요한 ‘힘'(무게) 페달을 돌리는 ‘거리'(횟수) 일 수행 방식
가벼운 기어 (1단) 작다 (쉽다!) 길다 (많이 굴러야 함) ‘힘’을 아끼는 대신, ‘거리’로 채우기
무거운 기어 크다 (무겁다!) 짧다 (적은 횟수로 충분) ‘거리’를 아끼는 대신, ‘힘’으로 채우기

가벼운 기어(1단)의 정체: 힘을 아끼고 횟수로 벌기

자, 그렇다면 그 지옥 같은 오르막길에서 ‘가벼운 기어’는 왜 우리를 구해주는 걸까요? 급경사를 오를 때는 평지보다 훨씬 큰 ‘힘’이 필요합니다(중력에 저항해야 하므로). 평지에서 쓰는 ‘무거운 기어’로는 도저히 페달을 밟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가벼운 기어’를 선택하는 행위는, 물리학적으로 보자면…

“페달을 밟는 ‘힘(무게)’을 줄이는 대신, 페달을 돌리는 ‘거리(횟수)’를 늘리겠습니다!”

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일의 원리’에 근거한, 멋진 트레이드오프(교환)인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 힘을 줄일 수 있으므로, 오르막길에서도 페달을 밟을 수 있습니다(쉽게 느껴짐)
  • 대신, 거리(횟수)가 늘어나므로, 페달을 훨씬 많이 돌려야 합니다(느리게 나감)

라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기어의 작동 원리: 페달 1회전은 타이어 몇 회전으로 이어질까요?

이 ‘힘과 거리의 교환’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요? 비밀은 페달 쪽에 달린 앞 기어(체인링)와 뒷바퀴 쪽에 달린 기어(스프로킷)의 **크기 비율(기어비)**에 있습니다.

  • 가벼운 기어 (오르막길용)
    • [앞(페달 쪽)] 기어는 작게,
    • [뒤(타이어 쪽)] 기어는 크게 설정됩니다.
    • 이 조합으로 하면, 페달을 1회전시켜도 뒷바퀴는 **조금(예: 0.8회전)**밖에 돌지 않습니다.
    • 따라서 한 번 밟았을 때 나아가는 거리는 짧습니다. 대신 타이어를 ‘조금’만 돌리면 되므로, 필요한 ‘힘’도 적습니다.
  • 무거운 기어 (스피드용)
    • [앞(페달 쪽)] 기어는 크게,
    • [뒤(타이어 쪽)] 기어는 작게 설정됩니다.
    • 이 조합으로 하면, 페달을 1회전시키는 것만으로도 뒷바퀴는 많이(예: 3회전) 돌아갑니다.
    • 따라서 한 번 밟으면 쑤욱 앞으로 나갑니다. 대신 타이어를 ‘많이’ 돌리는 만큼, 큰 ‘힘’이 필요하게 됩니다.

변속기는 우리가 입력하는 ‘힘’과 ‘거리’를 톱니바퀴의 조합을 통해 교묘하게 변환하여, 목적지까지 ‘일’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말 멋진 발명품입니다.

당신은 이미 물리학 법칙을 마스터하고 있었다!

여러분이 자전거 기어를 ‘딸깍’ 하고 조작할 때, 그것은 무의식중에 ‘일의 원리’라는 물리학 법칙을 활용하여, 그 순간 필요한 ‘힘’과 ‘거리’의 최적의 균형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르막길에서 가벼운 기어를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체력 소모를 줄이고 현명하게 ‘일’을 달성하기 위한, 매우 과학적인 선택이었던 것이죠! 일상의 당연한 것들 속에도 이런 과학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면, 늘 다니던 등굣길도 다르게 보이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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