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좌하면 왜 다리가 저릴까? “다리 교차 10초”로 낫는 과학적 이유
사이언스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이 실험입니다.
다리가 저릿저릿한 이유는? 그리고 ‘다리 크로스 10초’가 효과 있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파헤쳐 보자
제사나 다도 모임처럼 오래 정좌(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를 하고 있으면 다리가 저릿저릿해지기 시작합니다. 일어서려는 순간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민망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죠?

“도대체 그 저림은 왜 생기는 걸까?”
사실 이 현상 뒤에는 신경과 혈류가 만들어내는 정교한 상호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리 저림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아래 영상에서는 한쪽 종아리 위에 다른 쪽 다리를 올려 압력을 가하면 저림이 완화된다는 방법도 소개됩니다. 과연 왜 다리를 교차하면 저림이 풀리는 것일까요? 그 이유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좌를 하면 다리가 저리는 이유
정좌 자세를 취하면 무릎 뒤쪽과 발목 주변의 혈관이 눌리면서 발끝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합니다. 그러면 신경이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저산소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산소가 부족해진 신경은 뇌에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압박이 더 오래 지속되면 신경은 일시적으로 기능을 멈추고 감각도 둔해집니다. 정좌를 오래 했을 때 다리 감각이 사라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강하게 느끼는 찌릿찌릿하고 따끔거리는 통증은 의외로 압박이 풀려 혈류가 다시 흐르기 시작할 때 나타납니다. 혈액이 한꺼번에 돌아오면서 신경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즉, 저림의 절정은 “저림이 풀리는 순간”에 찾아오는 셈입니다.
‘다리 크로스 10초’가 효과 있는 이유
정좌 중 다리가 저릴 때, 다리를 교차한 상태로 약 10초간 유지하면 한결 편해진다는 방법이 있습니다(위 영상 참고). 저는 아직 직접 해보지는 않았지만, 과학적으로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압박 지점이 바뀐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체중이 실리는 위치가 달라지면서 무릎 뒤쪽 혈관과 신경에 가해지던 압력이 일시적으로 줄어듭니다.
② 종아리 펌프 작용이 활성화된다
양쪽 종아리가 겹쳐지면서 적당한 압력이 가해지고, 정맥혈을 심장 방향으로 밀어 올리는 ‘근육 펌프 작용’이 촉진됩니다. 종아리가 흔히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 기능 때문인데, 이 방법은 그 펌프 기능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셈입니다.
종아리 근육은 정맥혈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를 ‘근육 펌프 작용’이라고 하며, 종아리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고 역류를 막아 줍니다. 이러한 작용이 심장의 펌프 기능과 비슷하기 때문에 종아리를 포함한 다리는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립니다. 특히 걸을 때는 종아리 근육이 크게 움직여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심장을 포함한 순환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내과 의사들이 걷기 운동을 적극 권장하는 것입니다.
왜 다리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릴까? 에서 인용
https://www.ashiho.clinic/article/second-heart
③ 혈류가 회복되면서 신경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체되어 있던 혈액이 다시 흐르면서 신경에 산소가 공급되고,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던 전기 신호도 정상 상태로 돌아갑니다.
저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 생활 꿀팁입니다.
애초에 저림을 예방하려면?
다리 저림의 가장 큰 원인은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혈액순환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무게 중심을 자주 바꾼다
5분에 한 번 정도만 몸의 무게를 좌우로 살짝 옮기거나 발가락을 움직여도 혈류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발목 아래에 쿠션을 둔다
발목이 꺾이는 각도를 완만하게 만들어 혈관이 눌리는 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의자를 적극 활용한다
평소 다리가 쉽게 저리는 사람이라면 제사나 회의 같은 자리에서도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초신경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리하게 정좌를 계속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현명합니다.
일상 속 현상에서 과학을 발견하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다리 저림’ 뒤에는 신경의 산소 감지 시스템, 정맥 혈액의 환류 메커니즘, 활성산소에 의한 신경 자극 등 다양한 생리학적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평범한 신체 현상도 훨씬 깊고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로 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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