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는 왜 노랗게 보일까? 집에서 풀어보는 빛과 난반사의 비밀

사이언스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매일이 실험!

거울을 들여다보면 내 얼굴이 선명하게 비치는데, 문득 눈앞의 책상이나 벽을 보면 아무것도 비치지 않아요… 이상하다고 생각해보신 적 없으세요? 🤔 사실, 우리가 이 세상을 ‘볼’ 수 있는 비밀은 거울의 반짝이는 반사가 아니라,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난반사(散乱反射)’라는 현상에 숨겨져 있답니다. 학교 과학 시간엔 ‘반사의 법칙’ 뒤에 가려지기 쉬운 이 현상이 바로 우리 세상을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진짜 주인공이에요. 자,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실험으로 빛 마법의 정체를 함께 파헤쳐 볼까요?

먼저 색깔 보이기 퀴즈!

아무리 선명한 색을 가진 물건이라도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고, 그저 검은 그림자가 될 뿐입니다. 즉,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이 필요해요. 여기서 질문입니다.

Q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바나나 한 개에 손전등 빛을 비춥니다. 그리고 그 바나나에서 튕겨져 나온 빛을 가까이에 둔 새하얀 종이에 비추면, 종이는 무슨 색으로 비춰질까요?

A 직접 해본 영상이 여기 있습니다!

네, 정답은 ‘노란색’입니다.

집에서도 바나나나 사과, 피망 등을 사용해서 꼭 한번 해보세요 (제가 바나나를 좋아해서 그렇지, 아무거나 다 괜찮아요!). 이 현상 뒤에는 빛의 ‘난반사’라는, 세상을 보는 근간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원리가 숨어 있답니다. 오늘은 이 신비로운 주인공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거울 세상과 우리 세상, 빛은 어떻게 다르게 움직일까요?

먼저, 익숙한 ‘반사의 법칙’부터 복습해볼까요? 거울처럼 매끄러운 표면에 빛이 닿으면, 빛은 들어온 각도와 똑같은 각도로 정해진 방향으로만 튕겨 나갑니다. 이것을 ‘정반사(正反射)’라고 부르죠. 과학 시간에 배우는 그 유명한 법칙입니다.

입사각=반사각

이 법칙에 따라 빛은 마치 정렬된 병사들처럼 아름답게 같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거울이 아닌 보통 물체, 예를 들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손이나 책상에 빛이 닿으면 빛은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난반사’입니다. 그런데 여기가 과학의 재미있는 점! 사실 난반사도 돋보기로도 보이지 않을 만큼 미시적인 세계로 확대해보면, 빛 하나하나가 ‘입사각=반사각’의 법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 단지 물체 표면이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각 빛이 다른 각도로 튕겨나가고, 결과적으로 빛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과학 레시피 ①: 레이저로 ‘보이는’ 것을 실감해봐요!

자, 그럼 이 난반사가 ‘사물을 보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직접 경험해봅시다.

준비물:

  • 레이저 포인터
  • 알루미늄 호일
  • 인형 등 좋아하는 물체
  • 흰 종이

방법:

  1. 흰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알루미늄 호일을 한 번 구겨서 부드럽게 펼쳐놓습니다. 이 ‘구겨진 알루미늄 호일’이 미시적인 울퉁불퉁한 표면의 모델이 됩니다.
  2. 방을 어둡게 하고, 이 알루미늄 호일에 레이저 광선을 비춰봅시다.

어때요? 만약 표면이 매끄럽다면 빛은 한 점에만 반사되겠지만, 구겨진 알루미늄 호일에 비추면 레이저 빛이 ‘확’ 하고 넓은 범위를 비추며 면 전체가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이것이 바로 난반사의 힘입니다. 빛이 사방으로 흩어져주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그 물체로부터 눈으로 빛이 전달되어 ‘거기 있다’고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세상 모든 것이 거울처럼 정반사만 한다면… 특정 각도에서만 사물을 볼 수 있는 아주 이상한 세상이 될 거예요. 우리가 물체를 당연하게 ‘보는’ 것은 바로 이 난반사 덕분이랍니다.


과학 레시피 ②: 색깔의 정체를 파헤쳐봐요!

자, 난반사가 ‘형태’를 인식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 맨 처음 퀴즈에서 나왔던 ‘색깔’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다음 실험으로 색깔의 비밀에 접근해봅시다.

방법:

  1. 다시 방을 어둡게 합니다.
  2. 손전등과 같은 흰색 빛(백색 광원)을 준비해서, 컬러풀한 인형에 빛을 비춰봅시다.
  3. 그 물체에서 튕겨져 나온 빛이 어떤 색인지 관찰합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 인형에 빛을 비춰봅니다. 어둠 속에서는 물론 보이지 않지만, 빛을 비추면 그 반사광은… 당연히 노란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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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대체 왜일까요? 사실 우리가 ‘흰색 빛’이라고 부르는 태양이나 손전등의 빛은 마치 ‘빛의 물감 세트’와 같아요. 무지개의 일곱 색깔(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이 모두 섞인 빛이랍니다. 바나나 껍질은 그 흰색 빛 중에서 노란색 이외의 색깔 빛을 흡수하고, 노란색 빛만 골라서 우리 눈으로 ‘난반사’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눈에는 노랗게 보이는 것이죠.

태양 인형 머리의 빨간 부분에 빛을 비춰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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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사된 빛은 빨갛게 됩니다. 이것도 이 빨간 부분이 빨간색 이외의 빛을 흡수하고, 빨간색 빛만 우리 눈으로 난반사시키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이지만, 물체의 ‘형태’와 ‘색깔’을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 난반사 현상 덕분이랍니다.

참고로 영화관 스크린이 새하얀 것도 이 난반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느 자리에 앉아도 영상이 선명하게 보이도록 스크린은 빛을 모든 방향으로 균등하게 난반사시키는 특별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어요. 우리 생활은 말 그대로 난반사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것이죠.

평소에 사용하는 카메라도 물체가 난반사한 빛을 렌즈로 모아서 상을 만드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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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길가의 꽃이나 식탁 위의 채소를 볼 때마다 그 표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빛의 대향연을 상상해보세요. 우리 일상이 이렇게나 흥미로운 과학으로 가득 차 있다니, 설레지 않나요? 집에서도 빛의 신비함을 꼭 경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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