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정체는 ‘종파’였다! 100엔 스프링으로 배우는 신기한 물리 세계
과학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이 실험입니다.
여러분은 “소리”의 정체를 본 적이 있나요? 물론, 소리 그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 수업에서는 이 보이지 않는 소리의 세계를 어떻게든 “보이게” 하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이번에는 중학교 1학년 ‘소리의 성질’ 수업에서 큰 활약을 하는 의외의 비밀 병기를 소개합니다. 바로,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놀았던 “그 장난감”입니다.
물리는 ‘물(物, 물질)’과 ‘사(事, 현상)’로 이루어져 있다
물리학이라는 학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물(物)’, 즉 입자의 움직임입니다. 공을 던지거나 자동차가 달리는 ‘역학’ 분야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것들은 형태가 있고 눈에 보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상상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내용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사(事)’, 즉 현상으로서의 측면입니다. 여기서의 주인공은 ‘파동’입니다. 물질 그 자체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나 진동이 전달되는’ 현상이죠. 이는 초등학생 때까지는 깊이 있게 다루지 않기 때문에, 중학생이 되어 처음 ‘파동’이라는 개념을 만났을 때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보이지 않는 파동’을 이해시키기 위해 제가 몇 년 전부터 도입한 것이, 바로 장난감 용수철(슬링키)을 이용한 실험입니다.
개당 5,000엔 하는 실험 기구보다, 100엔짜리 장난감
이 장난감 용수철은 사실 과학 교육에서 최강의 도구 중 하나입니다. 문구점이나 100엔 샵(다이소)에서 구할 수 있어 매우 저렴합니다. 학교 예산으로도 학생 전원에게 제공하거나, 최소한 2명당 1개씩은 구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과학실에는 개당 5,000엔(약 5만 원) 정도 하는 훌륭한 ‘교재용 용수철’도 있습니다. 교재용은 적당한 무게로 파동의 진행 속도가 느려 관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워낙 고가라 많은 수를 구비할 수 없어, 결국 선생님이 앞에서 보여주는 ‘시범 실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보다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직접 용수철을 잡고 파동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학습 효과는 훨씬 더 큽니다.
‘종파(縱波)’와 ‘횡파(橫波)’를 직접 느껴보자
학생들에게 용수철을 쥐여주면, 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게 파동의 성질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횡파(橫波): 용수철을 좌우로 흔들면 뱀처럼 꿈틀거리는 파동이 생깁니다. 이것이 ‘횡파’입니다. ・종파(縱波): 용수철을 앞뒤로 밀어내면, 용수철의 간격이 ‘밀(빽빽)’해지거나 ‘소(느슨)’해지면서 나아갑니다. 이것이 ‘종파’입니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움직임과 비슷합니다.
사실, ‘소리’의 정체는 바로 이 ‘종파(소밀파)’입니다. 교과서나 칠판의 그림만으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지만, 직접 손으로 용수철을 튕겨 그 움직임을 느껴보면, “아! 소리는 이렇게 공기가 밀리면서 전달되는 거구나!” 하고 직관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지진의 메커니즘도 용수철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용수철 실험은 중학교 지구 과학 분야인 ‘지진’ 학습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진의 흔들림에는 ‘따닥따닥’ 흔들리는 초기 미동(P파)과, ‘크게 출렁’이는 주요동(S파)이 있다는 것, 알고 계시죠?
・P파(Primary Wave): 가장 먼저 도달하는 빠른 파동입니다. 이는 ‘종파’로, 진행 방향으로 밀고 나아가기 때문에 전파 속도가 빠릅니다.
・S파(Secondary Wave): 나중에 도착하는 파괴적인 파동입니다. 이는 ‘횡파’로, 지면을 크게 뒤흔들기 때문에 건물 피해가 커집니다.
장난감 용수철을 사용하면 이 두 가지 파동의 차이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 아니라, ‘백문이 불여일험(百聞不如一驗,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경험하는 것이 낫다)’이랄까요? 말로만 듣는 것보다 직접 손을 움직여 즐기는 것이 과학을 좋아하게 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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