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로 점화!? ‘단열 압축’의 위력을 직접 느끼는 화이어 피스톤 실험

사이언스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매일이 실험이죠!

성냥이나 라이터도 쓰지 않고, 오직 공기의 힘만으로 순식간에 ‘불’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습니까? 마치 마술 같은 이야기지만, 이건 엄연한 과학 실험입니다. 이번에는 공기의 성질을 이용한 놀라운 장치, ‘압축 발화기(Fire Piston)’를 소개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우선 실제로 실험하는 모습을 아래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어떠셨나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았죠? 이 현상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실험 과정을 하나씩 따라가며 그 수수께끼를 풀어봅시다.

순식간에 승부가 난다! 실험 과정

이 장치의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투명한 원통과 그 안을 밀고 들어가는 피스톤이 전부죠. 먼저, 막혀 있는 유리관 바닥에 불에 잘 타는 티슈를 조금 뜯어서 넣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약간의 위험이 따르므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급격한 압력 때문에 유리가 깨져서 파편이 튀지 않도록, 주위에 투명한 보호 커버를 씌웁니다.

위에서 뚜껑(피스톤)을 단단히 세팅하면 준비 완료입니다.

자, 이제부터가 실전입니다. 요령은 “망설이지 말고, 단숨에, 힘차게” 밀어 넣는 것입니다. 겁을 먹고 천천히 누르면 불이 붙지 않아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에잇!!

그랬더니, 세상에!

불이 붙었습니다!!

원통 안에서 한순간 붉은 빛이 번쩍하더니 연기가 가득 찼습니다. 몇 번을 해봐도 이 순간은 저도 깜짝 놀라게 되네요. 과학교사로서 결과는 알고 있어도, 눈앞에서 불이 탄생하는 순간에는 묘한 감동이 있습니다. 이 장치는 사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직접 만들 수도 있답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수제 압축 발화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왜 불이 붙었을까? 과학적인 비밀 풀이

불을 붙이는 도구를 쓰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티슈가 탔을까요? 핵심은 바로 ‘공기의 압축’에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외부에서 열이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기체를 단숨에 압축했습니다. 이것을 물리학 용어로 ‘단열 압축(adiabatic compression)’이라고 부릅니다.

한번 상상해 보세요. 꽉 찬 만원 전철에 갑자기 밖에서 사람들을 억지로 꾹꾹 밀어 넣으면, 차 안은 사람들끼리 부대끼면서 열기가 확 오르겠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공기도 억지로 좁은 장소에 밀어 넣으면, 공기 분자끼리 격렬하게 부딪히며 그 에너지가 ‘열’로 바뀌게 됩니다. 이때 원통 안의 온도는 티슈의 발화점을 넘을 정도로 고온이 되는 것이죠.

고등학교 물리학으로 해석하기 (열역학 제1법칙)

이 현상을 고등학생 때 배우는 ‘열역학 제1법칙’이라는 식을 통해 보면 훨씬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 ΔU + W

열량 = 내부 에너지의 변화 + 기체가 한 일

이번 실험의 경우, 순식간에 압축하기 때문에 열의 출입이 없습니다(단열). 즉 Q=0입니다. 이 식을 변형해 볼까요?

0 = ΔU + W

ーW = ΔU

여기서 ‘ーW’라는 것은 ‘기체가 일을 받았다(사람이 피스톤을 밀어 넣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사람이 힘껏 밀어 넣은 에너지(일)가 그대로 기체의 내부 에너지(온도) 상승에 쓰였다”는 뜻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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