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덩굴은 왜 감길까? 나팔꽃 리스 만들기에 숨겨진 식물의 신비(자유연구 단골 주제!)

사이언스 트레이너 쿠와코 켄입니다. 매일이 실험입니다.

여름방학 숙제라고 하면 그림일기나 자유 연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번에 학교에서 나온 숙제는 조금 색달랐습니다. 바로 나팔꽃 그림일기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키운 나팔꽃을 이용해리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을 움직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한다는 발상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나팔꽃을 어느 정도 키운 다음, 줄기의 밑동 가까이를 자르고 지지대를 감고 있는 덩굴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풀어냅니다. 모두 풀었다면 덩굴을 둥근 고리 모양으로 모은 뒤, 굵은 덩굴을 중심으로 삼아 나머지 덩굴을 빙글빙글 감아가며 모양을 잡아줍니다. 마지막으로 모루 철사 등으로 단단히 고정하고 잘 말려 드라이 리스로 만들면 완성입니다.

학교에서는 이다음에 리스를 꾸미는 수업도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름방학의 추억이 그대로 멋진 인테리어 소품으로 변신한다니, 정말 센스 있는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사진과 함께 자세한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그런데 나팔꽃은 왜 ‘감아 올라갈까?’

여기서 조금 과학적인 시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나팔꽃의 덩굴이 지지대를 예쁘게 감아 올라가는 것은 사실 우연이 아닙니다. 식물에는 ‘접촉굴성’이라는 성질이 있습니다. 덩굴 끝이 무언가에 닿으면 그 자극을 계기로 닿은 쪽의 성장이 느려지고 반대쪽이 더 많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그 물체를 감싸듯 휘어집니다. 게다가 나팔꽃의 덩굴은 아무것도 닿지 않은 상태에서도 끝부분을 원을 그리듯 천천히 회전시키면서 자라는 ‘회선운동’을 계속합니다. 마치 주변 공간을 빙글빙글 탐색하듯 움직이다가 지지대를 찾아내면, 그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감아 올라가는 것입니다.

더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감아 올라가는 방향도 대부분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나팔꽃의 덩굴은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반시계 방향, 즉 왼쪽으로 감아 올라갑니다. 같은 덩굴식물이라도 등나무처럼 오른쪽으로 감는 종류가 있으며, 이러한 ‘감는 방향’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거의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스를 만들 때 덩굴이 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빙글빙글 감기는 것도 바로 이런 식물마다의 고유한 성질 덕분입니다.

아침에 피고 낮에 오므라드는, 식물의 생체시계

나팔꽃 하면 이름 그대로 아침에 꽃을 피우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개화 시기는 단순히 해가 뜨는 시각을 감지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날 해가 진 뒤 일정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감지하는 ‘생체시계’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완전히 어두운 방에서 밝기의 변화가 전혀 없는 상태로 키워도 나팔꽃은 거의 일정한 시간에 꽃을 피운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식물에도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정교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꽃 색깔의 변화입니다. 나팔꽃의 꽃잎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들어 있는데, 이 색소는 꽃 속의 액체, 즉 세포액의 성질에 따라 색깔이 달라집니다. 수국으로도 유명한 현상이죠!
꽃봉오리일 때는 산성에 가까워 붉은 보랏빛을 띠다가, 꽃이 피어나는 과정에서 중성에서 알칼리성에 가까운 상태로 변하면서 그 맑고 선명한 파란색이나 보라색이 나타납니다. 여름방학 관찰일기를 쓰면서 ‘어제보다 색이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라고 느껴본 적이 있다면, 바로 이런 화학적 변화를 눈으로 관찰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드라이 리스가 된 뒤에도, 식물의 몸은 흔적을 남긴다

리스 만들기의 마지막 과정인 ‘건조’에도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더할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덩굴은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고 휘거나 감기기 쉬운 상태입니다. 이는 세포 안의 물, 즉 세포액이 세포를 팽팽하게 채워 세포에 탄탄한 장력을 유지해 주기 때문입니다. 건조가 진행되면 이 수분은 빠져나가지만, 식물의 세포벽을 이루는 ‘셀룰로오스’라는 튼튼한 섬유질 구조는 남습니다. 그 결과 부드러웠던 덩굴은 수분을 잃어 가벼워지는 동시에, 감아 놓은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점점 단단해지고, 특유의 드라이 리스 질감으로 변해갑니다. 말하자면 식물이 자라는 동안 만들어 놓은 구조 자체가 건조된 뒤에도 튼튼한 형태를 지탱해 주는 것입니다.

식물을 키우고, 그 모양과 특징을 살려 작품으로 만들고, 자연스러운 건조 과정을 거쳐 하나의 결과물로 완성한다. 이번 숙제는 원예와 과학, 만들기를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꽤나 잘 설계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꾸며질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문의・의뢰에 대하여

과학의 신기함과 재미를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보세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과학 실험과 그 비결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검색해 보세요!
・『과학의 네타장』의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운영자 쿠와코 켄에 대해서는 여기
・각종 의뢰(집필・강연・실험 교실・TV 감수・출연 등)는 여기
・새로운 글 소식은 X에서 확인하세요!

과학의 네타 채널에서는 실험 영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お知らせ!10/10 12:45〜 サイエンスショー開催(無料イベント!)

10月10日(土)12:45〜千葉市科学館にて開催! 千葉市科学フェスタ2026「桑子先生の回転科学ショー」にてサイエンスショーを行います。

10月のイチオシ実験!

紙コップジャイロ飛行機を作ろう!

https://youtube.com/shorts/jLVKYRVI1uY?feature=share

テレビ番組監修・イベント等のお知らせ

書籍のお知らせ

  • 『高校入試 分解問題集 理科』(学研)…難しい問題も小さな問題に分解することで、問題を解くことができます。そんな分解の技術が身につくように深く関わりを持って作りました。
    『大人のための高校物理復習帳』(講談社)…一般向けに日常の物理について公式を元に紐解きました。特設サイトでは実験を多数紹介しています。※増刷がかかり6刷となりました(2026/02/01)
    スクリーンショット 2014-07-05 0.43.51
  • 『きめる!共通テスト 物理基礎 改訂版』(学研)… 高校物理の参考書です。イラストを多くしてイメージが持てるように描きました。授業についていけない、物理が苦手、そんな生徒におすすめです。特設サイトはこちら。

各種SNS(更新情報をお届け!)

【日本語】X(Twitter)/instagram/Facebook 【英語】BlueSky/Threads

Explore

  • 楽しい実験…お子さんと一緒に夢中になれるイチオシの科学実験を多数紹介しています。また、高校物理の理解を深めるための動画教材も用意しました。
  • 理科の教材… 理科教師をバックアップ!授業の質を高め、準備を効率化するための選りすぐりの教材を紹介しています。
  • Youtube…科学実験等の動画を配信しています。
  • 科学ラジオ …科学トピックをほぼ毎日配信中!AI技術を駆使して作成した「耳で楽しむ科学」をお届けします。
  • 講演 …全国各地で実験講習会・サイエンスショー等を行っています。
  • About …「科学のネタ帳」のコンセプトや、運営者である桑子研のプロフィール・想いをまとめています。
  • お問い合わせ …実験教室のご依頼、執筆・講演の相談、科学監修等はこちらのフォームからお寄せください。